현대엠엔소프트 공식 기업 블로그 :: 조선시대 지도에 담긴 공간 정보의 모든 것!


오늘날에는 길을 찾을 때, 스마트폰만 있으면 지도나 내비게이션 앱을 켜고 간단하게 전국 구석구석의 지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근대 이전의 지도는 어땠을까요? 지도는 국가 통치 시 국토의 상황을 파악하고 전쟁 시 군사 작전을 실시하는 데 꼭 필요한 수단이었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국가 기관 차원에서 지도를 제작해왔습니다. 고구려 고분벽화의 요동성 지도나 「삼국사기」 기록을 통해 최소 삼국시대 이전부터 지도 제작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그러나 아쉽게도, 조선시대 이전의 지도는 사료로 남아있는 것이 없습니다. 대신 조선시대에 제작된 지도 일부가 남아 당대의 지리 정보와, 사람들이 공간을 어떻게 인식했는지를 알 수 있는 소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국립중앙박물관이 조선의 지도 및 지리지를 모아 지도예찬-조선지도 500, 공간·시간·인간의 이야기라는 기획 전시를 열기도 했는데요. 좋은 전시를 놓쳐 아쉬우시다고요? 그렇다면 오늘, 잘 몰랐던 조선의 지도에 대해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1. 동람도: 왕권의 위엄과 유교 사상이 강조된 조선 전기의 지도


「동람도(東覽圖), 작자 미상, 1530(중종 25),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출처 : e뮤지엄 http://bitly.kr/i0ZI


조선시대 이전까지 지리지나 지도는 단독으로 제작되기보다 역사서의 일부로 편찬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조선 왕조는 건국과 함께 지리서와 지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고, 『경상도지리지』(1425), 양성지의 『팔도지리지』(1479), 『동국여지승람』(1486) 등의 지리지가 편찬되었습니다. 전국 각지의 지역을 파악하고 국가의 지배체제를 확립하기 위함이 주 목적이었고요.


특히 세종 조 북방 영토가 확장되면서 보다 상세한 전국지도가 필요해졌습니다. 세종의 명에 따라 문종 1년 「양계지도」가 완성되기도 하고, 이후에도 「동국지도」, 「조선방역도」, 「조선팔도지도」 등이 제작되었습니다.


위 이미지에서 확인하신 지도는, 1530(중종 25)에 『동국여지승람』의 증보판으로 간행된 인문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의 부도로 수록된 것으로 보통 「동람도(東覽圖)」로 불리는 지도입니다. 「동람도」는 전국지도와 팔도지도 등 9장의 지도로 구성되었습니다. 이 지도의 특징 중 하나는 한반도의 모양이 동서로 부풀고 남북으로는 압축되게 그려졌다는 점입니다. 또 북부 지방이 남부 지방에 비해 매우 작게 표시되었고, 함경도 지방이 남쪽으로 치우치게 그려진 점 등을 볼 때 당시 변방 지역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동람도」는 지리서의 부록으로 제작된 자료이기 때문에, 지도 자체가 담고 있는 내용은 사실 매우 간단한 수준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신증동국여지승람』의 본문에 이미 수록이 되어 있고, 지도는 단지 지역의 개략적인 모습만 보여주는 정도이죠.


그러나 「동람도」는 가장 오래된 목판본 지도라는 의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목판으로 종이에 찍어내기만 하면 복사본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다른 지도들보다 대중적으로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이후 조금씩 수정되면서 전해 내려온 「동람도」는 우리나라 지도 제작의 큰 흐름을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2. 동국대지도: 일정한 비율의 축척을 사용하여 만든 지도


「동국대지도(東國大地圖), 정상기(1678~1752), 18세기 중엽(영조 ?),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출처 : e뮤지엄 http://bitly.kr/H5KA


조선의 역사에 대해 논할 때, 임진왜란을 기준으로 전기/후기로 나누어 서술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조선 지도의 역사 역시 임진왜란을 분기점으로, 왜란 이후 중국을 통해 서구식 지도가 유입되면서 지도 제작 기술이 크게 변화했습니다. 또한 상업경제가 발달하며 지도 보급이 활발해졌고, 동아시아 정세가 변화하며 북방 및 동해 강역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죠. 자연히 지도에 표현되는 국토의 표상도 구체화되었습니다.


조선 후기 들어 제작된 것 중, 이전 시기의 지도와 구분되게 획기적이며 이후 「대동여지도」 등의 지도 제작에 큰 영향을 준 지도가 있는데요. 바로 「동국대지도(東國大地圖)」입니다. 「동국대지도」는 18세기 중엽 정상기(鄭尙驥)가 제작한 지도로, 현재 보물 1538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정상기의 「동국대지도」는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보다 덜 알려져 있는 편이지만, 전통 지도 발전에서 매우 중요한 영향력을 미쳤던 지도입니다. 어떤 점 때문일까요?


「동국대지도(東國大地圖)」 일부

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http://bitly.kr/3IgS


먼저 「동국대지도」는 축척을 본격적으로 활용한 전국지도라는 의의를 가집니다. 이전 지도에서도 축척이 사용되기는 했지만 일부 지역에만 사용되는 데 그쳤습니다. 반면 「동국대지도」는 이전 지도의 단점을 보완하여, 일정한 비율의 축척을 모든 지역에 일관되게 적용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나라 전체를 약 42만분의 1정도로 축소한 「동국대지도」는 지도의 정확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일조했고요.


덧붙여 정상기는 「동국지도」라는 지도첩을 제작하기도 했는데, 이 지도첩에는 백리척(百里尺), 100( 40km) 1척으로 한 축척이 빠짐없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 특성을 고려하여 평지는 100리를 1척으로, 굴곡이 심한 곳은 120~130리를 1척으로 차등까지 두었다고 합니다. 실제 국토를 정확하게 옮기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게 드러나네요!


둘째, 북부지방 윤곽을 정확하게 표현했습니다. 앞서 조선 전기 「동람도」의 특징으로 북부지방의 묘사가 부정확하다는 점을 언급하였는데요. 이 점은 비슷한 시기 지도들에서 공통적으로 보인 한계점이기도 했습니다. 압록강과 두만강 물줄기가 실제와 다르게 일직선처럼 평평하게 그려지곤 했는데요. 「동국대지도」는 그 전 지도들에서 왜곡되게 그려졌던 북부지방 표현을 개선했습니다. 압록강과 두만강 물줄기 및 평안도와 함경도 지역 지형을 사실에 가깝게 그린 것입니다. 이 점은 단순히 조선 지도 상에 나타난 국토의 모습이 정확해졌다는 것뿐만 아니라, 당대 조선이 북방지역 방어에 대해 고민했다는 사실을 시사합니다.

 

멈추지 않는 지도의 진화, 정밀지도(HD M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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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전기 지도 속에서 부정확했던 북부지방이 조선 후기 「동국대지도」에서는 정확하게 표현되었듯이, 실제 지형을 지도에 그대로 재현하고자 하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대에 들어서는 또 다른 차원의 지도들이 개발되고 있는데요. 주행 시 경로 탐색과 안내를 위한 항법 지도, 즉 내비게이션을 구현하기 위한 지도가 그 중 하나이고요. 그 다음 단계는 바로 현대엠엔소프트에서도 열심히 제작 중인 ‘정밀 지도’입니다. ‘HD 맵’이라고도 불리는 정밀 지도는 도로 단위를 넘어 차선 단위까지 상세하게 표현하는, 그야말로 ‘정밀’한 지도입니다. 정밀 지도는 자율주행의 실현을 위한 핵심 기술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도로 조사 등을 통해 데이터가 업데이트 되고 있습니다. 정밀지도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위 링크를 통해 지난 포스팅을 확인해주세요!



셋째, 다양한 기호를 활용했습니다. 「동국대지도」에는 고개 이름 등의 자연지명, 도로 이름 등의 인문지명을 통틀어 총 2,200여개의 지명이 실려 있습니다. 「동국대지도」는 기호를 활용하여 수많은 지명을 지도 사용자가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가령 산성, 봉수, 고갯길 등을 기호를 통해 나타내고 도() 별로 다른 색을 사용한 것은 물론, 도로는 붉은 색으로 그리되 주요 도로는 두껍게 표시하였습니다. 지도에 수록된 군사시설이나 도로는 제도의 규정보다 실제 이용을 고려하여 그려져, 실용을 중시한 조선 후기의 시대상을 잘 보여줍니다.

 

3. 해좌전도: 역사 이야기까지 말해주는 지도


「해좌전도(海左全圖), 작자 미상, 19세기 중엽,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출처 : e뮤지엄 http://bitly.kr/X2XM


「해좌전도(海左全圖)는 제작 시기가 19세기 중엽으로 추정되는 작자 미상의 전국 지도입니다. 한 장으로 구성되었으며, 목판으로 제작되어 널리 보급되었습니다. 「해좌전도」에는 지도와 지지의 결합이라는 전통적인 지리지 관념이 반영되어 있는데, 이 점은 위 이미지 속에서 바로 확인 가능합니다. 다른 지도들과 확연히 다른 점이 보이지 않으세요? 여백에 빽빽하게 적힌 글자들 말입니다. 이 글 속에는 단군에서 고려에 이르는 우리나라의 역사 이야기와, 주요명산 정보, 군현(郡縣) 설치 연혁 등의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또한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각각의 행정구역을 표시하여, 역사의 흐름에 따라 지역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알 수 있게 했습니다.


국토의 형태가 정확하게 나타나 있고 주요 산줄기와 물줄기가 상세히 묘사된 것 역시 「해좌전도」의 특징입니다. 각 읍 옆에는 서울까지의 거리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해좌전도」라는 이름의 해좌동국(東國)’ 등의 명칭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동쪽에 있는 우리나라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지도의 이름을 통해서도, 조선의 세계관이 중국 중심이었다는 점을 알 수 있네요.

 

4. 대동여지도: 22첩에 담긴 우리나라 전통지도학의 집대성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 김정호(1804~1866 추정), 1861(철종 12),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출처 : e뮤지엄 http://bitly.kr/4Pnd


고산자(古山子) 김정호(金正浩)가 제작한 「대동여지도」는 아마 한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지도가 아닐까요? 대동여지도」는 건국 이래 계속 발전해온 조선의 지도 제작 기술과 30여년에 걸친 김정호의 노력으로 탄생한 작품으로, 우리나라 전통지도학의 집대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 보물 850-1호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고요.


대동여지도」는 현존하는 전국지도 중 가장 큰 지도입니다. 가로와 세로 길이가 각각 약 3.8m, 6.7m 정도라니, 정말 엄청난 크기죠. 물론 이 큰 지도가 한 장으로 이루어져 있지는 않습니다. 대동여지도」는 조선 국토를 남북 120( 47km) 간격의 22층으로 나누고 각 층을 한 권의 책자로 엮은 형태로 제작되었습니다. 이 책자 하나를 이라고 하는데, 한 첩은 약 20x30cm 정도로 휴대하기에도 편리한 크기입니다. 각 첩의 표지에는 그 첩에 담긴 주요 지명을 표기하여 필요한 부분을 쉽게 찾아서 가지고 다닐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것만 봐도 김정호가 「대동여지도」를 제작할 때 지도가 일반 백성들에 의해 실용적으로 활용되기를 바랐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대동여지도」가 목판본으로 제작된 점 역시, 대량생산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지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덕분에 현재 많은 판본이 남아있기도 합니다.


대동여지도」 속 도로에는 실제 10리에 해당하는 거리마다 점을 찍어 표시해둔 것이 눈에 띕니다. 그런데 이 점들의 간격은 일정하지 않습니다. 비교적 곧은 길은 점 간격이 넓고, 산지나 커브가 심한 길은 좁은 간격으로 점을 표시했기 때문입니다. 이 덕분에 지도만 봐도, 출발 지점과 도착 지점 사이를 실제로 걸어갈 때 얼마나 걷게 되는지, 도로의 상태는 대략적으로 어떤지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마치 스마트폰 지도 앱을 통해 경로를 미리 확인해보는 것처럼 말이죠.


조선 후기의 지도는 민간에서 주로 활용되는 전국지도/도별지도와, 국가나 관아가 중심이 되어 제작했던 상세한 군현지도의 두 계열로 발전했는데요. 대동여지도」는 지도표라는 독특한 범례를 고안하여 각종 시설물 등의 정보를 기호로 표현하는 방법을 통해 이 두 계열의 장점을 모두 갖추었습니다. 즉 군현지도 수준으로 상세하면서도 전국의 지역을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는 전국지도로 지도 사용자의 편의를 개선하고자 했습니다. 이처럼 「대동여지도」는 조선의 지도학적 지식을 바탕 위에 김정호의 고민이 담겨 완성된, 조선시대 지도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맵피와 함께 지도박물관 가기!

조선의 지도 이야기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국토의 정확한 기록과 편리한 길 찾기를 위해 노력해온 선인들 덕분에 오늘날 맵피를 비롯한 내비게이션 앱이 탄생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조선 지도 외에도 다양한 옛 지도들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면?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 내 위치한 ‘지도박물관’ 방문을 추천합니다. 국내 유일한 지도 박물관으로, 옛 지도 자료부터 인공위성을 이용한 현대 위치정보의 발달까지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답니다.

*출발지와 목적지, 경유지에 따라 거리와 시간, 요금이 달라집니다. 

지도박물관 

주소: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월드컵로 92 국토지리정보원 

개관: 10:00~17:00 (점심 시간 12:00~13:00) 

관람료: 무료, 30인 이상 단체 견학에 한해 관람 일주일 전 예약 필요 

문의 전화: 031-210-2667

 

지금까지 조선 시대 지도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지도는 지리적인 정보가 담긴 이미지이기도 하지만, 제작 당시의 사상과 삶이 그대로 녹아있는 매체이기도 하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지도에서 그린 지역을 현재의 지도는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어느 지점을 강조하고 있는지 등을 비교해봐도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네요! 이상 현대엠엔소프트 공식 블로그였습니다.



Posted by 현대엠엔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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